CG 모션블러를 켰는데 끊겨 보일 때: 셔터 앵글·모션 샘플 확인
모션블러가 오히려 끊겨 보인다면 블러 세기가 아니라 셔터가 열린 시간, 모션 키 수, 변형 블러, 플레이트 셔터와의 차이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자동차가 화면을 가로지르는 샷에 모션블러를 켰습니다. 한 장씩 보면 분명 흐릿하게 번져 있는데, 재생하면 차가 오히려 뚝뚝 끊기며 지나갑니다. 회전하는 바퀴나 휘두르는 팔은 부드러운 호가 아니라 각진 선분처럼 보이고, 실사 플레이트 위에 올리면 배경은 매끄러운데 CG만 덜컥거립니다.
이럴 때 흔히 ‘블러가 부족한가’ 싶어 값을 올리거나, 반대로 ‘블러가 문제’라며 꺼 버립니다. 하지만 모션블러는 움직임을 매끄럽게 만드는 필터가 아닙니다. 셔터가 열려 있던 동안의 궤적을 기록하는 장치입니다. 그래서 먼저 볼 것은 블러의 세기가 아니라, 실사 카메라라면 셔터를 얼마나 오래 열었을지입니다.
모션블러가 끊겨 보이면 셔터 길이부터 확인합니다
영상은 1초를 여러 장의 정지 사진으로 나눕니다. 24fps라면 한 프레임에 1/24초가 주어집니다. 그런데 필름 카메라는 이 시간 내내 빛을 받지 않았습니다. 회전하는 원판 셔터가 일부만 열려 있었고, 열린 각도를 셔터 앵글이라고 부릅니다. 180도면 절반이 열려 있으니, 24fps에서 노출 시간은 1/48초입니다.
이 절반이라는 숫자가 중요합니다. 셔터가 열린 동안의 움직임은 블러 트레일로 남고, 닫힌 동안의 움직임은 아무 기록 없이 건너뜁니다. 180도 셔터로 찍은 영상에는 트레일과 공백이 반씩 번갈아 있고, 관객은 수십 년 동안 이 리듬을 ‘자연스러운 영화의 움직임’으로 익혀 왔습니다. 그래서 180도는 촬영 현장에서 가장 흔한 기본값으로 쓰입니다.

셔터 앵글을 45도처럼 좁히면 각 프레임은 선명해지지만 공백이 길어져 움직임이 뚝뚝 끊깁니다. 전투 장면에서 일부러 긴장감을 만들 때 쓰는 방식입니다. 반대로 360도에 가까우면 공백이 사라져 매끄럽지만, 번짐이 길어 비디오처럼 뭉개진 느낌이 납니다. 결국 끊김은 ‘블러가 있다, 없다’보다 트레일과 공백의 비율에서 생깁니다.
트레일의 실제 길이는 셔터 앵글과 한 프레임 사이 이동 거리를 곱한 값입니다. 프레임 사이 간격이 넓은 빠른 동작일수록 공백도 함께 커집니다. 애니메이션에서 타이밍과 간격을 먼저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서도 이어집니다.
CG 모션블러가 더 끊겨 보이는 네 가지 경로
첫째, 셔터 길이가 너무 짧게 들어간 경우입니다. Arnold의 Length는 초가 아니라 프레임 단위입니다. 0.5가 180도, 0.25가 90도, 1이 360도입니다. 1/48초를 넣겠다고 0.0208을 입력하면 실제로는 7.5도짜리 셔터가 됩니다. 블러는 켜져 있지만 거의 스톱모션처럼 끊깁니다.
둘째, 모션 키가 부족한 경우입니다. 렌더러는 셔터 구간 안의 위치를 몇 개의 표본으로 기록하고 그 사이를 잇습니다. Arnold의 기본 Keys는 2개로, 셔터 시작과 끝만 알고 직선으로 연결합니다. 등속 직선 이동이라면 충분하지만, 바퀴처럼 도는 물체나 호를 그리는 팔은 매 프레임 방향이 다른 직선 조각이 됩니다. 이어서 보면 부드러운 호가 아니라 꺾인 점선처럼 읽힙니다. 빠른 충돌에서 프레임 사이를 더 잘게 계산해야 하는 이유와 같은 원리입니다.

셋째, 변형 블러가 빠진 경우입니다. 캐릭터가 통째로 이동하는 것은 트랜스폼이지만, 스키닝으로 휘두르는 팔다리는 형태 자체가 바뀌는 변형입니다. 변형 블러가 꺼져 있으면 몸통 전체는 번지는데 빠르게 움직이는 손끝은 선명하게 멈춰 있습니다. 한 화면에 블러와 정지가 섞이면서 끊김이 더 도드라집니다.

넷째, 플레이트와 셔터가 다른 경우입니다. 실사 배경이 1/48초로 촬영됐는데 CG만 다른 길이로 렌더되면, 같은 속도로 움직여도 트레일 길이가 달라 CG만 튑니다. 반대로 액션 장면처럼 짧은 셔터로 찍은 플레이트라면 CG에 180도를 고집하는 쪽이 오히려 틀립니다. 기준은 180도라는 숫자가 아니라 그 샷을 찍은 카메라입니다.
렌더 한 장의 트레일만 봐도 원인이 갈립니다
문제가 가장 심한 프레임 하나를 골라 렌더합니다. 같은 물체의 앞뒤 프레임 위치를 고스트나 온리언 스킨으로 겹쳐 두고, 트레일 길이를 프레임 사이 간격과 비교합니다. 180도라면 트레일은 간격의 대략 절반이어야 합니다. 절반보다 훨씬 짧다면 Length 값과 단위를 먼저 의심합니다.
다음으로 트레일 모양을 봅니다. 물체는 호를 그리는데 트레일이 곧은 막대라면 키 수가 부족합니다. 몸통은 번지는데 손끝, 옷자락, 꼬리만 선명하다면 변형 블러가 빠졌습니다. 마지막으로 플레이트에서 비슷한 속도로 움직이는 물체의 번짐과 나란히 비교합니다. 길이가 눈에 띄게 다르면 셔터 값이 플레이트와 맞지 않습니다.
| 트레일에서 보이는 것 | 먼저 손볼 곳 |
|---|---|
| 트레일이 이동 간격보다 훨씬 짧다 | Length 값과 단위(프레임) 확인 |
| 호를 그리는데 트레일은 직선 | 모션 키(샘플) 수 늘리기 |
| 몸통은 번지는데 팔다리는 선명 | 변형(Deformation) 블러 켜기 |
| 플레이트와 트레일 길이가 다르다 | 플레이트 셔터 값에 맞추기 |
한 가지 더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뷰포트나 플레이블라스트가 프레임을 건너뛰며 재생되면 멀쩡한 렌더도 끊겨 보입니다. 판단은 반드시 정확한 fps로 재생되는 플레이어에서 합니다.
고칠 때는 플레이트의 시간부터 맞춥니다
첫째, 씬의 fps가 플레이트와 같은지 확인합니다. 셔터 길이는 프레임 단위이므로 씬이 30fps로 설정돼 있으면 같은 0.5도 전혀 다른 노출 시간이 됩니다. Maya에서는 Preferences의 Settings 항목, Working Units의 Time에서 확인합니다.
둘째, 플레이트의 셔터 값을 가져옵니다. 촬영 리포트나 카메라 메타데이터에 셔터 앵글이 있으면 360으로 나눠 길이로 바꿉니다. 셔터스피드만 있다면 ‘셔터스피드 × fps × 360’으로 각도를 구합니다. 24fps에서 1/50초면 172.8도, 약 0.48프레임입니다. 정보가 없으면 플레이트 속 움직이는 물체의 번짐 길이를 이동 간격과 비교해 추정합니다.
셋째, 궤적이 휘는 물체가 있으면 키를 늘려 트레일이 호를 따라가는지 봅니다. 키를 늘리면 렌더 시간보다 메모리가 먼저 늘어나는 편이니, 전체가 아니라 문제 샷에서 필요한 만큼만 올립니다. 넷째, 캐릭터나 천처럼 변형되는 물체에는 변형 블러가 켜져 있는지 확인합니다. 다섯째, 셔터가 프레임의 앞, 가운데, 뒤 중 어디에 걸리는지는 팀의 매치무브·합성 규칙을 따릅니다. 위치가 어긋나면 블러가 물체보다 앞서거나 뒤처져 보입니다. 트레일은 맞는데 CG가 계속 미끄러진다면 카메라 솔브 쪽을 점검할 차례입니다.
프로그램이 달라도 볼 곳은 셔터 길이, 표본 수, 변형입니다
Maya의 Arnold는 Render Settings의 Arnold Renderer 탭, Motion Blur 항목에 모여 있습니다. Enable로 켜고, Length로 셔터 길이를, Keys로 표본 수를, Position으로 Start on Frame, Center on Frame, End on Frame, Custom 중 셔터 위치를 정합니다. Deformation과 Camera는 각각 변형 블러와 카메라 블러 스위치입니다. 카메라마다 셔터를 달리 쓰려면 카메라의 Arnold 속성에서 Use Global Shutter를 끄고 개별 값을 넣습니다.
Houdini Karma는 카메라 LOP의 Shutter Open과 Shutter Close로 셔터를 정합니다. 값은 프레임 기준 오프셋이어서, 프레임을 가운데 둔 180도는 -0.25와 0.25처럼 씁니다. Karma Render Settings의 Geo Time Samples는 기본값이 1이라 변형 블러가 없습니다. 휘어지는 형상을 블러하려면 2 이상으로 올려야 합니다. 트랜스폼 표본인 Xform Time Samples의 기본값은 2입니다.
Nuke에서 모션 벡터로 블러를 넣는 VectorBlur는 각 픽셀을 벡터 방향의 직선으로 번지게 합니다. 그래서 키 2개와 같은 한계를 가집니다. 빠르게 도는 물체는 렌더 단계 블러가 더 정확하고, 2D 블러를 쓸 때는 벡터를 뽑은 셔터 설정과 합성에서 쓰는 셔터 길이를 같게 맞춥니다. Arnold의 Instantaneous Shutter는 이미지에는 블러 없이 모션 벡터만 뽑을 때 씁니다.
설정을 맞췄는데도 끊긴다면 촬영 조건을 의심합니다
24fps는 원래 빠른 움직임을 담기에 넉넉한 표본이 아닙니다. 카메라가 빠르게 패닝하면 180도 셔터로 찍은 실사도 덜컥거립니다. 이때 블러를 360도까지 늘려 숨기기보다 카메라 이동 속도나 샷 길이를 조정하는 쪽이 현장의 해법입니다. 문제의 원인이 렌더 설정이 아니라 카메라 움직임 자체일 수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짧은 셔터를 쓴 연출도 있습니다. 전쟁 영화의 선명하고 긴박한 움직임이나 스포츠 중계처럼 또렷한 화면이 그렇습니다. 이런 플레이트에서는 CG도 같은 짧은 셔터를 써야 붙습니다. ‘끊김이 없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같은 카메라로 찍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 줄 정리
모션블러가 끊겨 보이면 블러를 키우기 전에 트레일이 프레임 간격의 몇 분의 몇인지 재고, 플레이트의 셔터와 같은 길이·충분한 키·변형 블러로 맞추세요.
vfx 잡학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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